회사에서 만든 발명은 누구의 것일까요? 한국 발명진흥법은 ‘발명자가 곧 권리자’라는 일반 원칙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회사 업무에서 만들어진 직무발명에 한해 사용자(회사)가 일정한 권리를 갖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종업원은 발명자로서 원시 권리를 가지지만, 사용자는 무상 통상실시권을 자동으로 얻고, 사전예약승계 약정으로 권리 자체를 넘겨받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승계’의 대가가 바로 합리적 보상입니다. 회사가 권리를 가져가는 대신 종업원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하고, 그 산정이 부족하면 종업원은 법원에서 추가 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2024년 8월 7일 시행 발명진흥법 개정으로 승계 요건이 완화되고 보상금 소송에 자료제출명령·비밀유지명령이 도입되었으며,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다287168 판결은 보상금 지체책임 발생 시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 글은 그 변화까지 반영해 직무발명 제도를 한 번에 정리합니다.
직무발명이란 — 3요건
발명진흥법은 ‘직무발명’을 단순히 ‘직장에서 한 발명’이 아니라, 정해진 요건을 충족한 발명으로 좁혀 정의합니다. 셋 중 하나라도 빠지면 직무발명이 아닌 ‘자유발명’으로 분류되어 사용자에게 별다른 권리가 생기지 않습니다.
- 종업원의 발명 — 정규직·계약직·임원 등 회사와 고용관계가 있는 자
- 사용자 업무 범위에 속함 — 회사가 영위하거나 영위 예정인 사업·연구 분야
- 현재 또는 과거 직무에 속함 — 그 발명을 한 자의 직무 범위 내
권리 구조 — 발명자는 종업원, 회사는 통상실시권
한국법은 ‘발명자가 곧 권리자’라는 원칙(특허법 제33조)을 유지합니다. 그래서 직무발명도 종업원이 원시 권리자입니다. 다만 발명진흥법 제10조 제1항은 그 발명이 직무발명에 해당하면 사용자에게 무상의 통상실시권을 자동으로 부여합니다. 즉 별도 합의가 없더라도 회사는 그 발명을 자기 사업에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용자 무상 통상실시권 — 자동 발생
별도 약정이 없어도 직무발명이라는 사실만으로 회사는 자기 사업에 그 발명을 실시할 권리를 얻습니다. 종업원이 사후에 ‘발명을 다른 회사에만 쓰겠다’고 주장해도, 원래 회사의 통상실시권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사전예약승계 — 권리 자체를 회사로
회사가 단순한 통상실시권을 넘어 특허받을 권리 또는 특허권 자체를 가져오려면, 종업원과 미리 ‘사전예약승계’ 약정을 체결해 두어야 합니다. 입사 시 근로계약서 또는 별도의 직무발명 보상규정에 ‘직무발명 시 회사가 권리를 승계한다’는 조항을 두는 것이 가장 흔한 형태입니다 출처. 사전예약승계가 없으면 회사가 사후에 권리를 가져올 법적 근거가 약해집니다.
합리적 보상 — 4가지 유형
사용자가 권리를 승계하면 그 대가로 종업원에게 합리적 보상을 해야 합니다(발명진흥법 제15조). 보상 종류는 발명의 라이프사이클을 따라 4가지가 표준이며, 회사 보상규정에 그 종류와 산정 방법을 명시해야 분쟁이 줄어듭니다.
| 종류 | 지급 시점 | 산정 기준 |
|---|---|---|
| 출원 보상 | 사용자가 출원할 때 | 건당 정액 또는 일정 가산 |
| 등록 보상 | 특허로 등록된 때 | 건당 정액 또는 청구항 수에 따라 |
| 실시 보상 | 사용자가 직접 실시해 이익을 얻을 때 | 사용자가 얻은 이익 × 공헌도 |
| 처분 보상 | 권리를 양도·라이선스로 처분한 때 | 처분 대가의 일정 비율 |
보상금 산정 — ‘사용자 이익’ × ‘공헌도’
법원은 합리적 보상금을 ‘사용자가 그 발명에 의해 얻을 이익 × (1 − 사용자 공헌도) × 발명자 기여율’ 형식으로 산정합니다. 사용자 이익은 자기실시 매출에서 통상실시 가정 시 라이선스료를 환산하거나, 라이선스 처분 대가에서 직접 산출합니다. 공동 발명인 경우 발명자 간 기여율도 함께 적용합니다.
대법원 2023다287168 — 보상금은 ‘이행청구 시’부터 지체책임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다287168 판결은 직무발명 보상금 지급 채무가 근무규정 등에 지급 시기를 따로 정하지 않은 한 ‘이행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로 보고, 종업원이 이행청구를 한 때부터 지연 손해금이 발생한다고 판시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보상규정에 지급 시기를 명문화해 두는 것이 분쟁 시 위험을 줄이는 가장 단순한 조치입니다.
2024년 8월 7일 시행 발명진흥법 개정
2024년 2월 6일 공포되어 8월 7일 시행된 발명진흥법 개정은 직무발명 거래의 양 끝(사용자 승계 + 보상금 분쟁)을 동시에 손봤습니다. 핵심 변화는 다음 세 가지입니다.
- 사용자의 직무발명 승계 요건 완화 — 사전예약승계 약정 없이도 일정 요건 충족 시 승계 가능 범위 확대
- 보상금 소송에 자료제출명령 도입 — 사용자 측 매출·이익 자료를 법원이 강제 제출 명령 가능
- 비밀유지명령 도입 — 자료제출 과정에서 노출되는 영업비밀 보호
직무발명 보상규정 도입 효과
사내에 직무발명 보상규정을 두는 것은 단순한 컴플라이언스가 아니라 사업 인센티브 측면에서도 이득입니다. 직무발명 보상 우수기업 인증을 받으면 특허청 지원에 따라 일부 연차료 감면(4~9년분 50%), 우선심사 자격, 정부 R&D 가점 등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분쟁 시에도 ‘합리적 절차로 산정된 보상’이라는 추정을 받기 쉽습니다.
직무발명 보상 우수기업 — 주요 혜택
- 연차료 감면
- 4~9년분 50% 중견기업 한정 등 조건
- 우선심사 자격
- 심사 단축 자기 실시·실시 준비 사건
- 정부 R&D 가점
- 지정 사업 평가 시 기관별로 가산
- 분쟁 시 추정
- 합리적 보상 인정에 유리 절차적 정당성 강조
실무 체크리스트 — 분쟁 예방의 6가지
직무발명 분쟁은 거의 모든 케이스에서 ‘보상 절차의 합리성’이 쟁점이 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다음 6가지를 사내 규정·운영에 반영해 두는 것만으로도 분쟁 위험이 크게 낮아집니다.
- 사전예약승계 조항 — 입사 시 근로계약 또는 별도 동의서로 명문화
- 직무발명 보상규정 제정·등록 — 사내 공시, 종업원 동의 절차 포함
- 보상 종류·산정 방법 명문화 — 출원·등록·실시·처분 4종 모두 규정
- 지급 시기 명시 — 대법원 2023다287168 판결 대응(지체책임 회피)
- 이의제기 절차 — 보상액에 불복 시 협의·재심사 절차 보장
- 우수기업 인증 검토 — 연차료 감면·우선심사 등 부수 혜택 확보
자주 묻는 질문
Q1. 임원이 한 발명도 직무발명인가요?
임원도 회사와 고용 또는 위임 관계에 있고, 그 발명이 회사 업무 범위에 속하면 직무발명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임원의 직무 범위가 일반 종업원보다 넓게 해석되는 경향이 있어, ‘과거 직무 vs 현재 직무’를 다투는 사례가 많습니다. 임원 보상은 별도 정관·이사회 결의를 거치는 것이 분쟁 방어에 안전합니다.
Q2. 보상금은 한 번 지급하면 끝나나요?
보상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출원·등록 보상은 일회성이지만, 실시 보상은 사용자가 그 발명으로 이익을 얻는 동안 계속될 수 있고, 처분 보상은 처분 대가가 분할 지급되면 그 흐름에 따라 분할될 수 있습니다. 종업원이 퇴사한 뒤에도 발명에서 이익이 발생하면 그 비율만큼 보상금 청구권이 살아 있다는 점을 회사가 미리 인지하고 충당해 두어야 합니다.
Q3. 사전예약승계 없이 발명을 한 종업원이 외부에 양도하면 어떻게 되나요?
직무발명은 회사 업무 범위에 속하므로, 종업원이 임의로 외부 양도하면 회사의 통상실시권이 손상됩니다. 그러나 사전예약승계가 없는 한 회사가 권리 자체를 막을 법적 근거는 약해, 외부 양도가 이루어지면 회사는 손해배상·근로계약 위반 등 별개의 청구로 다투게 됩니다. 사전예약승계는 이런 사고를 막는 1차 안전장치이므로, 채용·입사 단계에서 반드시 처리해 두어야 합니다.
Q4. 보상금이 너무 적다고 종업원이 퇴사 후 청구하면 시효는 어떻게 되나요?
보상금 청구권은 일반적으로 민법상 채권 소멸시효(10년) 또는 상사시효(5년)가 적용됩니다. 다만 시효 기산점은 보상의 종류·지급 시기·이행청구 시점에 따라 달라지며, 대법원 2023다287168 판결을 반영해 ‘지급 시기가 정해지지 않은 채무’로 본다면 청구일 기준으로 지체책임이 발생합니다. 회사 보상규정에 시효 기산점이 명확하지 않으면 사후 분쟁의 핵심 쟁점이 되므로, 규정 단계에서 지급 시기와 시효 기산점을 함께 명시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