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권은 한 번 등록하면 끝나는 권리가 아닙니다. 설정등록일로부터 10년이 지나면 그대로 소멸하고, 권리를 유지하려면 상표법 제83조에 따른 존속기간갱신등록신청을 별도로 해야 합니다. 갱신은 횟수 제한이 없어 10년씩 무한히 연장할 수 있지만, 단 한 번이라도 기한을 놓치면 동일한 표장을 다른 사람이 다시 출원해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특히 갱신은 출원이 아니라 "신청" 절차이므로 실체심사가 없고, 등록료 납부만 정확히 마치면 자동으로 갱신됩니다. 그래서 권리자가 가장 자주 실수하는 지점은 심사 단계가 아니라 캘린더 관리 — 만료일을 잊거나, 분할납부 2회차를 빠뜨리거나, 6개월 유예기간을 정상 기간으로 착각하는 경우입니다. 이 글에서는 변리사 입장에서 갱신 절차의 기한·비용·실수 포인트를 정리합니다.
상표권 존속기간과 갱신의 기본 구조
상표법 제83조 제1항에 따라 상표권의 존속기간은 설정등록일로부터 10년입니다. 같은 조 제2항이 "존속기간갱신등록신청에 의하여 10년씩 갱신할 수 있다"고 규정하므로, 사용을 계속하는 한 반영구적으로 권리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갱신 절차는 2010년대 이후 "신청" 제도로 간소화되었습니다. 과거에는 갱신등록출원으로 사용 사실 증빙 등을 심사받았지만, 현재는 등록료만 정확히 납부하면 갱신등록신청서 제출만으로 처리됩니다. 다만 권리 유지의 책임은 전적으로 권리자에게 있으므로, 만료일 관리·납부 처리·우편물 수령 등 사무 절차에 빈틈이 없어야 합니다.
공유상표의 경우 2019년 10월 24일 시행 개정법으로 공유자 1인이 단독으로 갱신등록신청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 모든 지정상품을 그대로 갱신하는 경우에 한합니다. 일부 지정상품을 빼고 갱신하려면 여전히 공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핵심 기한: 만료 1년 이내, 6개월 유예
상표법 제84조 제2항에 따라 갱신등록신청서는 존속기간 만료 전 1년 이내에 제출해야 합니다. 만료일이 2027년 8월 7일이라면 신청 가능 기간은 2026년 8월 8일부터 2027년 8월 7일까지입니다. 이 기간을 놓치더라도 같은 조 단서에 따라 만료 후 6개월 이내에는 추가 신청이 가능하지만, 등록료에 할증이 붙고 권리 공백 기간이 발생할 위험이 있습니다.
| 구분 | 신청 기간 | 1상품류 등록료 | 분할납부 1회차 |
|---|---|---|---|
| 정상 신청 | 만료 전 1년 이내 | ₩310,000 | ₩132,000 |
| 유예 신청 | 만료 후 6개월 이내 | ₩340,000 | ₩213,000 |
| 지정상품 21개 초과 | 초과분 1개당 가산 | +₩2,000/개 | +₩1,000/개 |
유예 기간은 "비상용"으로만 보세요
만료 후 6개월 유예는 권리 회복을 위한 안전장치이지, 정상 일정이 아닙니다. 유예기간에 신청하면 단순히 ₩30,000~₩81,000 정도의 할증으로 끝나지 않고, 만료일과 갱신등록일 사이에 권리 공백이 생깁니다. 이 공백 동안 발생한 모방 사용은 침해로 다툴 근거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갱신등록 신청료와 분할납부 제도
갱신료는 1상품류 구분(NICE 분류 1~45류) 단위로 부과됩니다. 특허료 등의 징수규칙에 따라 정상 신청은 1류당 ₩310,000, 만료 후 6개월 이내 유예 신청은 1류당 ₩340,000입니다. 1상품류에 지정상품이 21개를 초과하면 초과분 1개당 ₩2,000이 가산됩니다. 등록료 외에 지방세 ₩9,120이 별도로 부과되며, 분할납부 시 지방세는 1회차에 전액 납부합니다.
1상품류 기준 갱신료 (지정상품 20개 이하)
- 정상 신청 (전액)
- ₩310,000 + 지방세 ₩9,120
- 정상 신청 (분할 1회차)
- ₩132,000 지방세 ₩9,120은 1회차 전액
- 유예 신청 (전액)
- ₩340,000 만료 후 6개월 이내
- 유예 신청 (분할 1회차)
- ₩213,000 유예기간 분할은 비용 부담이 큼
분할납부는 10년 등록료를 5년씩 두 번에 나눠 내는 제도입니다. 1회차는 갱신 신청과 함께 납부하고, 2회차는 갱신등록일로부터 5년 이내에 별도로 납부서를 제출합니다. 단기 자금 부담은 줄지만, 2회차 납부를 잊으면 5년 만료 시점에 권리가 곧바로 소멸한다는 점이 결정적인 함정입니다. 분할납부 2회차에는 추가납부기간(유예기간)이 없으므로 캘린더 관리가 더욱 중요합니다.
분할납부, 모든 상표에 권할 만한가
포트폴리오 규모가 크고 캘린더 관리 시스템이 갖춰진 기업이라면 자금 분산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1~2건만 보유한 개인·소상공인이라면 분할납부의 5년 단위 추가 캘린더가 오히려 누락 위험을 키웁니다. 일반적으로 권리 1~3건 보유라면 전액 납부를, 그 이상이거나 갱신 시기가 분산된 포트폴리오라면 분할납부와 캘린더 시스템 병행을 권합니다.
갱신을 놓쳤을 때 — 권리 소멸 후엔 되돌릴 수 없습니다
만료 후 6개월의 유예기간까지 모두 지나면 상표권은 확정적으로 소멸합니다. 회복 절차나 사면 제도가 없습니다. 동일·유사한 상표를 재출원해서 다시 등록받는 길이 남지만, 그 사이에 제3자가 동일·유사 상표를 먼저 출원했다면 그 출원이 우선권을 가지므로 같은 표장을 다시 등록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권리 소멸 후 재출원의 함정
재출원해도 등록까지 첫 심사 기준 약 13개월(2024년 11월 기준)이 걸립니다. 그 기간 동안은 "등록받지 못한 상표" 상태이고, 이미 시장에서 사용 중인 모방품에 대해 침해 주장이 어렵습니다. 갱신 누락의 진짜 비용은 할증료가 아니라 이 "권리 공백 13개월"입니다.
또한 "존속기간 만료일 전에 갱신등록료를 납부했지만 새로운 존속기간 개시 전에 권리가 소멸·포기된 경우"에는 이미 납부한 등록료를 반환받을 수 있는 규정이 2024년 5월 1일 시행 개정 상표법에 신설되었습니다. 사업 종료 등으로 갱신 직후에 권리를 포기해야 할 경우 활용할 수 있는 조항입니다.
마드리드 국제등록 갱신 — KIPO와 별개의 절차
한국 상표권을 기초로 마드리드 국제등록을 받았다면 갱신은 KIPO가 아니라 WIPO 국제사무국에 직접 신청합니다. 국제등록일로부터 10년이 갱신 주기이며, 만료 6개월 전부터 갱신 신청이 가능하고 만료 후 6개월의 유예기간이 있습니다. 유예기간에 갱신하면 기본수수료의 50% 할증이 붙습니다 (현재 326.50 CHF).
여기서 자주 발생하는 혼동 — KIPO 본국 등록과 마드리드 국제등록은 별개의 권리이므로 만료일도 다르고 갱신 절차도 다릅니다. 본국 등록 갱신을 했다고 해서 마드리드 국제등록까지 자동으로 갱신되지 않습니다. 양쪽 캘린더를 모두 관리해야 합니다.
실무 체크리스트 — 만료 12개월 전부터
- 만료 12개월 전: KIPRIS에서 등록원부 출력, 만료일·지정상품·분할납부 여부 확인
- 만료 10개월 전: 분할납부 2회차 미납 건이 있는지 별도 확인 (5년 만료 임박 권리 점검)
- 만료 6~12개월 사이: 갱신등록신청서 제출 및 정상 등록료 납부 (할증 없음)
- 만료 3개월 전: 미신청 건이 있다면 즉시 신청 (유예기간 진입 전 마지막 정상 기간)
- 만료 후 6개월 이내: 부득이하게 늦은 경우 유예기간 신청 (할증료 약 ₩30,000~₩81,000/류)
권장 패턴
만료 12개월 전 일괄 점검 → 9~10개월 전 정상 신청 → 만료 후 갱신증 수령. 분할납부 권리는 별도로 5년 후 캘린더 알림을 설정합니다. 권리가 10건 이상이라면 KIPRIS API 또는 갱신 관리 SaaS로 자동 캘린더화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사용하지 않는 상표도 갱신해야 하나요?
갱신 자체는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가능합니다. 갱신 신청 단계에서는 사용 증빙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등록 후 3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상표는 상표법 제119조에 따른 불사용취소심판 대상이 될 수 있어, 갱신만으로 권리가 안정되지는 않습니다. 사용 의사가 없는 상표는 갱신 비용 대비 실익을 다시 검토할 시점이 됩니다.
Q2. 일부 지정상품만 갱신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갱신등록신청서에 "갱신등록 제외 대상 지정상품"을 명시하면 일부 지정상품을 제외하고 갱신할 수 있습니다. 사용하지 않는 상품·서비스를 정리하면 1상품류당 21개 초과분 가산료(₩2,000/개)도 줄일 수 있습니다. 단, 공유상표는 일부 지정상품 제외 갱신 시 공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Q3. 갱신 시점에 등록명의인이 바뀌었으면?
갱신등록신청 자체는 등록원부상의 권리자 명의로 진행됩니다. 양수·합병 등으로 실질적 권리자가 달라졌다면 먼저 이전등록을 마친 후 갱신을 신청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갱신과 이전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경우 만료일 6개월 전에는 절차에 착수해야 안전합니다.
Q4. 갱신을 깜빡한 사실을 만료 8개월 후 발견했다면?
유예기간(6개월)도 지났다면 그 상표권은 이미 소멸한 상태입니다. 동일·유사 표장을 다시 출원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며, 그 사이 제3자의 선출원이 없는지 KIPRIS에서 즉시 확인해야 합니다. 모방품 단속이 시급하다면 우선심사 신청을 검토합니다 (1상품류당 ₩1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