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표 출원에서 가장 자주 마주치는 거절이유는 상표법 제33조의 식별력 부족입니다. 식별력은 "내 상품을 다른 회사 상품과 구별하게 만드는 힘"이라는 단순한 기능을 가리키지만, 어떤 표장이 식별력이 있는지의 판단은 거래사회의 인식·지정상품과의 관계·표장 자체의 성질을 종합해 이뤄지므로 출원 전에 한 번은 정리하고 가야 합니다. 이 글은 거절을 유발하는 7가지 유형, 회피 작명, 그리고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까지 한 번에 다룹니다.
식별력이란
KIPO 상표의 이해는 식별력을 "거래자나 일반 수요자가 상표를 표시한 상품이 누구의 상품인지 알 수 있도록 인식시켜 주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즉 자타상품식별기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 기능이 약하거나 없는 표장은 같은 상품 분야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써야 하므로 한 사람의 독점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상표법 제33조는 식별력 부족 유형을 제1항 1호부터 7호까지 나누어 열거하고, 제2항에서 그 중 일부 유형은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하면 예외적으로 등록받을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따라서 거절을 막으려면 출원 전에 내 표장이 어느 호에 해당하지 않는지 확인하고, 해당한다면 사용 실적을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식별력 부족 7가지 유형 (제33조 제1항)
| 호 | 유형 | 예시 | 사용에 의한 식별력 |
|---|---|---|---|
| 1호 | 상품의 보통명칭 | 사과(과일), 콜라(탄산음료) | 불가 |
| 2호 | 관용표장 | 정종(청주), 깁스(붕대류) | 불가 |
| 3호 | 기술적 표장 (성질·용도·산지) | 신선한, 빠른, 100% 천연, 강남 | 가능 |
| 4호 | 현저한 지리적 명칭 | 백두산, Paris, New York | 가능 |
| 5호 | 흔한 성·명칭 | 김씨, 이씨, 사장님 | 가능 |
| 6호 | 간단·흔한 표장 | A, BB, 1, ★ | 가능 |
| 7호 | 기타 식별력 없는 표장 | 축하합니다, Hello | 가능 |
가장 흔한 거절 — 기술적 표장 (3호)
실무에서 가장 자주 마주치는 거절은 3호 기술적 표장입니다. 상품의 성질·용도·품질·원재료·산지·시기·생산방법 등을 직접 설명하는 표장은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해야 하므로 한 사람의 독점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신선한", "빠른", "천연", "프리미엄" 같은 표현이 대표적이며, 영어 표현("Fresh", "Quick", "Pure")도 동일한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결합상표라도 약한 부분은 보호받지 못합니다
"신선한 사과"는 보통명칭(사과)과 기술적 표장(신선한)이 결합돼 식별력이 매우 약합니다. 식별력 있는 조어와 결합해도 "신선한" 부분은 그대로 약한 부분이 되어, 등록 후 권리범위 다툼에서 그 부분만 빼면 모방품에도 침해 주장이 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 (제33조 제2항)
제33조 제1항 3호~7호에 해당해 거절된 표장이라도, 출원 전부터 그 표장을 사용한 결과 수요자 사이에 누구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인지 현저히 인식되어 있으면 등록받을 수 있습니다. 단 1호(보통명칭)·2호(관용표장)는 사용 정도와 무관하게 영구히 등록 불가입니다.
사용에 의한 식별력 입증에는 사용 기간·매출액·광고비·시장 점유율·소비자 인지도 조사가 종합적으로 사용됩니다. 일반적으로 5년 이상 지속적 사용·전국 단위 광고·일정 매출 규모가 있어야 인정 가능성이 생기고, 단순히 "우리는 오래 썼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회피 작명 가이드 — 식별력 강한 표장 만들기
식별력 강도는 일반적으로 조어 > 임의어 > 암시어 > 기술어 > 보통명칭 순으로 떨어집니다. 작명 단계에서 이 스펙트럼의 어디에 해당하는지 의식하면 거절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고, 등록 후 권리범위도 자연스럽게 넓어집니다.
- 조어(造語): 사전에 없는 신조어가 가장 강함 (예: KODAK, EXXON, GOOGLE)
- 임의어: 사전에는 있지만 지정상품과 무관한 단어 (예: APPLE 컴퓨터, PENGUIN 출판)
- 암시어: 상품을 간접적으로 떠올리게만 하는 단어 (예: COPPERTONE 자외선차단제)
- 기술어: 성질·용도를 직접 묘사 — 거절 위험 매우 큼
- 보통명칭/일반어: 등록 불가
강한 작명은 분쟁 시에도 유리합니다
조어·임의어로 구성된 표장은 식별력이 강해 등록도 쉽지만, 등록 후 침해 분쟁에서도 유사 판단의 폭이 넓게 인정됩니다. 반면 약한 표장은 등록되더라도 권리범위가 좁아 모방 대응이 어렵습니다. 출원 전 작명 단계에 시간을 더 쓰면 사후 분쟁 비용이 크게 줄어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미 거절된 표장을 다시 출원할 수 있나요?
제33조 제1항 3호~7호로 거절된 경우라면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충분히 입증할 자료가 모이는 시점에 다시 출원할 수 있습니다. 같은 표장을 같은 자료로 단기간에 다시 내면 같은 거절을 받을 가능성이 높으니, 자료 보강과 시간 간격이 필요합니다. 1호·2호는 어느 시점에 다시 출원해도 등록 불가입니다.
외국어 상표는 어떻게 판단되나요?
한국 일반 수요자에게 그 외국어가 일정 수준 이상 알려져 있다면 한국어와 동일하게 식별력을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영어 "Fresh"는 일반 수요자도 "신선한"으로 인식하므로 기술적 표장에 해당합니다. 반대로 라틴어·고전어 등 일반 수요자에게 생소한 외국어는 식별력 인정 여지가 더 큽니다.
지리적 명칭은 무조건 거절되나요?
현저한 지리적 명칭만 4호로 거절됩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지명은 식별력이 인정될 여지가 있고,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한 경우(예: "파리바게뜨")에는 4호도 예외적으로 등록될 수 있습니다.